블로그 브랜딩, '내 블로그 도대체 정체가 뭐야?'

    내 블로그, 정체가 뭐야?

     "두 손으로 일상을 기록하자"라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언 일 년이 다 되어간다. 나의 관심사를 기록한 글, 각종 리뷰 글, 공부하며 기록한 글 등 그동안 100개에 가까운 포스팅을 업로드했다.

     지금껏 글 하나 허투루 쓴 적 없지만, 글을 쓰며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이 포맷을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 건지 꾸준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를 고민하는 이유는, 나 자신이 '두손노트' 블로그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느끼기 때문이다. 블로그 브랜딩의 부제이다.

    블로그브랜딩의 부제

     

    포스팅을 하며 얻은 게 있을까?

     현재도 미약하지만, 시작은 더 미약했다. 블로그 초반 포스팅 주제는 "어디 어디 다녀왔어요.", "어디 가서 뭐 먹었어요!"가 전부였다. 가끔가다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로써 내가 얻은 것은 거의 없었다.

     블로거라면 다들 하는 것처럼 직접 구매한 제품들에 대한 리뷰글도 올리기 시작했다. 솔직한 리뷰글을 통해 사람들의 유입을 늘리고, 블로그의 신뢰성을 얻는 게 우선 목표였다.

     부가적으로 제품 협찬을 바라긴 했지만 그건 후순위였다. 공격적 소비자가 아니었던 터라 많은 제품을 리뷰 할 순 없었지만, 다행히도 티스토리 블로그에선 나름 쉽지 않은 제품 협찬을 받을 수 있었다. 뿌듯한 성과이자 실질적인 보상이었다.

     

     경제나 주식 등을 공부하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는 나와 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한 것도 있지만, 주된 목적은 내가 하는 공부에 필요한 필기노트 개념이었다.

     그런데 쉽진 않았다. 글 쓰는 시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소요됐다.(2~3시간 정도) 하다못해 공매도에 대해 기록하려 해도 혼자서 하는 공부보단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다. 모두에게 정답이 되는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 문서를 검색하고 동영상을 찾아보며 잘못된 사실을 퍼 나르는 가짜 뉴스가 되지 않기 위해 발악했다. 이로 인해 얻은 건 다른 이들에게 아는 체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들과 공부하며 기록한 ppt가 전부이다.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공부 포스팅의 수명은 아쉽게도 너무 짧았다. 며칠 지나면 그 생명이 다해 죽은 글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블로그를 통해 정리하며 얻은 지식의 유효기간은 길었다. 이 또한 보상이라면 보상이다.

     

     티스토리 포스팅을 통해 얻은 것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구글 애드센스를 빼놓을 수 없다. 내 블로그에 구글 광고를 붙인다는 것만으로 무척 설레던 적이 있었으나, 발전 없는 블로그 유입수, 발전 없는 애드센스 수익은 오히려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스트레스와 회의감을 불러왔다. 애드센스 수익을 신경 쓰기 시작하며, 검색 유입이 많은 키워드, 주제 등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지금, 정체성을 잃고 이 글을 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된 것 같다.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애드센스 수익,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순간 때려야 땔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블로그를 개설하고 내 이야기를 하며 팬들을 늘리고 싶었었는데, 이젠 이슈가 되는 키워드를 선별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있는 주제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점점 블로그 정체성은 희미해지고, 흔한 말로 잡블로그가 되며, 애정이 뚝뚝 떨어져 나갔다. 그렇다고 딱히 애드센스 수익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애드센스 주머니는 딸랑 거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철저한 블로그 브랜딩 실패 사례다.


     

    '두손'이 과연 나일까?

     생각해보면 지금껏 겉과 속이 다르고, 앞뒤가 안 맞는 블로그 운영 방식이었다 생각한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 목표였으며, 현재도 마찬가지다.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뜻하고, 나는 "do-son 두손" 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음표가 생겼다. '두손'은 사람일까? 인터넷상의 떠도는 방랑자처럼 허구의 개체일까?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지만, 사람도 아닌 느낌이었다.

     나이, 정체성,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마치 신비주의 콘셉트인 양 '두손'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다 보니, 아직까지도 '두손'이 '나' 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현실과 블로그 사이에 간극이 생기고, 매칭이 안되는데, 이 글을 읽고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그저 뻘글이나 써대며 마케팅을 하는 어뷰징 블로그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체성뿐만 아니라 블로그 자존감 또한 떨어진 모양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나는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팬을 확보한 선한 영향력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 한두 가지의 주제로 전문적인 글을 쓰기엔 한없이 부족한 나로선,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성장일기'와 같은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 여인초에 주기적으로 물을 주고, 햇빛을 쐬여주면 쑥쑥 자란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운동선수에게 우사인 볼트의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면, 동기부여와 함께 그 선수는 성장한다. 여인초와 운동선수의 공통점은 모두 '성장 주체'라는 점이다. 따라서 '두손노트' 블로그에 '성장 주체'는 '두손'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현실의 나와 두손사이에 매칭이 되지 않는다. 이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다.

     애드센스 수익 실현에 신경이 쓰였고, 검색 유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선한 영향력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서, 이슈성 키워드 찾기에 급급했다. 어느 순간 내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블로그를 보며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 구독자들과의 소통마저 소홀해졌다. 이게 지금 '두손노트' 블로그가 겪은 현실이고, 악순환 연결고리이다. 

     

     현재 이 블로그는 성장 주체가 없는 성장 일기이다. '두손'이란 닉네임을 달고, 글을 쓰는 필자는 '두손'이라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허구의 무엇일 뿐인 것 같다. 어떡해야 될까? 어떡해야 '두손' 이 내가 될 수 있으며, 나의 이야기를 좋아해 주고 공감해주는 팬들을 만들 수 있을까?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배운 것 하나, 아무리 취향이 비슷하고, 관심사가 비슷할지라도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식적인 불통이다. 그리고 그것을 현재 내가 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마지막으로, 소통에 소홀했던 나지만, 가끔이더라도 선뜻 먼저 방문해서 댓글 남겨주시고 안부 남겨주시는 몇몇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동안 소통에 소홀해 놓쳤던 많은 구독자분들께 죄송하다 사과드리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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