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Job) 그리고 실제 업무 소개 (ft. 테슬라 모델3와 제네시스 민트)

     안녕하세요, 두손입니다.

    오늘은 현재 저의 직업 그리고 실제 제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요즘 직장에 대해 생각하면 뭔가 마음이 꽉 막힌 느낌이 듭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일 수도 있고, 나태함 때문일 수도 있겠죠.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의 그 열정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디 갔니, 열정아!) 이게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권태기가 온 것 같아요.

    이 글을 작성하며 어서 빨리 권태기에서 벗어나고, 예전의 그 열정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직업소개

     

    나의 직업은?

     저는 현재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자동차 디자인이 대략적으로 나오고, 그 디자인이 실제 제품 (양산 가능한)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두대 프로토 타입 또는 콘셉트카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수만 대 수십만 대를 생산하기 위한 설계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에게 이런 이야기하면 뭐, 엄청 대단하고 멋진 일 하는 사람인 줄 아시더라고요. 사실 지루하고 노가다인데 말이죠.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란 것은 정말 포괄적인 직업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파트로 나뉜다는 거죠.

    외관에서 보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유저가 운전하는 데로 잘 움직이고 잘 멈추게 하는 것도 자동차 설계입니다.

    실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안전장치와 유저 편의장치, 시트, 클러스터, 오디오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내가 실제 하는 업무는?

     저는 그중에 칵핏 모듈 (Cockpit Module) 분야를 설계합니다.

    칵핏 (aka. 콕핏) 이란, 과거 비행기 조종석을 뜻하는 단어였으나 현재는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의 전방 영역을 말합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보이는 스티어링 휠, 클러스터(계기판), 오디오, 모니터, HUD(Head Up Display), 에어밴트 등과 보통 조수석에 있는 에어백 (PAB), 디플로스터, 글로우 박스 등이 모두 칵핏 모듈(큰 덩어리)에 해당합니다.

    해당 부품들은 각각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용도에 맞게 안전, 효율성, 가격 등을 고려해 재질이 결정됩니다. 재질에 따라 설계 방법과 접근법도 달라지죠.

     

     또한 칵핏 모듈은 디자인을 포함합니다. 내부에 가려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들 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에 중요한 요소인 껍데기 (디자인)를 설계합니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디자인을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설계하는 차량의 등급(Grade)에 맞는 재질과 공법을 적용시켜야 하기에, 그 사이에서 충돌이 많습니다. 그래서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가치(merit)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모토그래프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36)
    출처 - 모토그래프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36)

     

     위에 사진은 일명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카 실내 디자인입니다. 정말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기 차량은 콘셉트카로써 제네시스 민트에 대한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할 뿐입니다. 실제 출시 땐 과연 어떤 모습의 디자인을 하고 있을까요?

    앞으로의 전망

    디지털 칵핏 시대의 시작

    출처 - 테슬라 홈페이지 (https://www.tesla.com/ko_kr/model3)

     테슬라가 출시한 모델 3의 칵핏 디자인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너무나 깔끔하고 간소합니다.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서 부품 하나하나 다 뜯어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합니다. 도대체 내부 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떤 부품들이 사라졌는지 참 궁금합니다. (이 것이 열정이겠지요?) 앞으로 다른 여러 완성차 업체들도 이런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디지털 칵핏(Digital Cockpit) 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칵핏에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클러스터(Cluster)와 모니터(Monitor)가 하나로 통합되고, 디지털화되며 많은 부품들이 사라지고 있죠. 즉, 설계에 필요한 고민들이 과거에 비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 내 밥벌이) 

    결국엔 마음가짐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위기감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전기차 시대가 막이 오르는 날이 올 것이고, 테슬라 모델 3처럼, 클러스터, 모니터, 키보드가 모두 사라지고 덩그러니 모니터 하나만 있는 자동차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 모니터 조차 자체 설계가 아닌 아이패드(ipad)를 갖다 꽂을 수도 있겠죠. 정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변화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빨리 적응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건 제 적성에 맞는 일인데요. 생각해보니 결국엔 마음가짐이군요.

    (이 글을 쓰며 직업에 대한 5% 의 자부심과 10%의 열정이 상승하였습니다.)

     

     

     내일부터 올해 첫 출근 (1월 4일 기준)이 시작됩니다. 과거의 열정을 되찾고, 권태기를 벗어나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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