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의심 환자가 되다.

     안녕하세요. 두 손으로 담는 내 삶, 두손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최근 며칠 동안 불안과 걱정에 떨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뉴스나 기사에서나 보던 코로나 의심환자가 되어 자가격리까지 하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에요.


     

    실제상황 - 코로나 의심환자 대처방법

    6월 9일, 화요일 밤 9시 40분.

    긴급재난문자 한 통이 울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동선 겹치는 사람들은 보건소로 방문하란 문자였습니다.

    요즘 다시 급속도로 퍼지는 바람에 심심찮게 울리던 터라 크게 반응하지 않고, 그저 훑어보았습니다.

    성남시청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였고, 야탑동이란 위치가 눈에 보였습니다.

    "야탑동...?"

    6월 6일 토요일, 성남시 야탑동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아내가 떠올랐습니다.

    아내도 눈이 휘둥그레지며 긴급재난문자 내용을 자세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공 지진) 아내 : "헐! 여기 내가 갔던 데야!"

    아내의 목청이 높아지고,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맞습니다. 

    긴급재난문자에 공지된 그곳은 바로 아내가 다녀왔던 곳이었습니다.

    (급 예민한) 나 : "어떡하지?! 확실해? 확실히 거기 맞아?"

    순간 머리가 핑하며 불안함이 엄습했습니다. 연거푸 아내에게 그곳이 확실하냐며 물었고,

    아내는 그곳이 맞다고, 확실하다고 판결봉을 세 번 내리쳤습니다.

     

    긴급재난문자 - 성남시청

     

     아내가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라면,

    저도 확진자일 수 있고, 제가 다니는 회사와 회사 건물 인원 전체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각각 1339번,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매우 늦은 시간이었지만,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주시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내는 예상대로 검사 대상자라 안내받았고, 저는 배우자이지만 검사 대상자는 아니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저는 '그럼 내일 회사에 출근해도 되느냐'라고 물어보았고, 질본 직원은 검사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출근 여부는 회사와 상의하라 말씀하셨어요.

    늦은 시간이라 더 늦기 전에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 현재 상황을 설명하였고.

    팀장님은 이 틀 공가 처리할 테니 푹 쉬고 아내 상황을 수시로 보고해달라 말씀하셨습니다.

    회사 내엔 제가 의심환자로 지정되었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그때 기분은 참 묘했습니다.

     

     긴급재난문자 받기 이전까진 아내, 그리고 저의 건강 상태는 매우 좋았습니다.

    열도 안 나고 기침도 안 하며, 콧물이나 근육통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자를 받고 검사 대상자가 된 아내는 갑자기 머리에 열 이난 다며 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침착한 척하는) 나 : "괜찮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내일 검사받고 결과를 기다려 보자"

    결혼 후 처음으로 각방을 쓰고 잠을 청했습니다.

     

     자가 격리 첫째 날, 6월 10일.

    아내는 지정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 검사를 예약했습니다.

    그냥 가서 '검사해주세요'라고 하면 안 되고, 지정 보건소에 검사를 예약하고 보건소에서 전화가 오면 그때 출발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다행히 가까운 보건소에 예약이 되었고, 오후 1시 30분까지 방문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의심환자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걸어서 갈 수도 없는 거리라 제가 데려다 주기로 하였습니다.

    보건소에서 '아내는 뒷 좌석에 앉고 차량 내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며 이동하라' 안내했습니다.

    보건소에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검사를 마치고 왔습니다.

    검사 대기자가 많았고, 방역이 엄청 철저하더라, 긴 면봉을 코안에 깊숙이 넣는데 눈물이 찔끔 났다며

    현장 상황을 얘기해주었습니다.

    저는 팀장님에게 틈틈이 이 상황을 보고하였고, 팀장님 뿐만 아니라 회사 임원진 분들이 전부 저의 소식에 모든 포커스가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오는 연락과 함께 마지막은 검사 결과 나오면 바로 알려달라는 말이었습니다.

    부담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만약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면 그 파장은 차마 상상하기도 싫었습니다.

    나 : "그래서, 검사 결과는 언제 난데?"

    (검사받은) 아내 : "보통 하루, 최대 이틀 정도 걸린데" 

    나 : "이틀이나 걸릴 수도 있데...?"

     

     아픈 곳 하나 없어 "음성"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만약'이라는 놈이 자꾸 제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회사에 민폐 끼치는 게 싫었고, 무엇보다 아내가 아픈 것이 싫었습니다.

    회사를 가지 않고 쉴 수 있어 기쁘기는커녕 불안감에 사로잡혀 빨리 검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자가 격리 둘째 날, 6월 11일.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보건소에서 문자 또는 전화로 검사 결과를 통보한다 그랬었는데.

    문자가 오면 '음성'이고, 전화가 오면 '양성'이라 엠뷸런스를 타고 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침이 왔고, 저와 아내는 그렇게 보건소의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 20분, 드디어 보건소에서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음성".

    정말 다행입니다. 웃음이 났습니다. 아내와 저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검사 결과 "음성"을 기념했습니다.

    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팀장님께 전달했고, 자가 격리가 끝이 났습니다.

     

    음성 판정 문자

     

     여태껏 남일이라 여기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했던 저를 반성했습니다.

    앞으로 아내와 저는 누구보다 잘 대처하여, 코로나를 이겨내는 대한민국에 동참할 것입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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