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TAD "한국은 선진국" (개발도상국 졸업하다.)

    한국 선진국


    대한민국, 개도국 졸업하다.

     며칠 전 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이 명실공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안 해봤는데, 이젠 진짜 '세계에서도 인정한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였다.

     

     시간이 지나 자녀를 낳고, '옛날 아빠가 어릴 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아니었어'라고 말하는 걸 상상하니 더욱 실감 나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이 번 소식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UNCTAD에서 인정한 선진국?

    UNCTAD 란 무엇일까?

     국제연합유엔무역개발회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의 앞글자를 따서 UNCTAD라고 부른다. 이 단체는 1947년 제네바에서 23개국 합의된 경제 협력체, GATT (일명 가트) 체제가 일부 경제 선진국들에 한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UN의 저개발 국가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대표 국가들이 모여 가트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 무역 기구의 설립을 요구하는 카이로 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결과 1964년, 제네바에서 UN 주최하에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과의 경제 격차를 줄여 보자 하는, 즉, 개발도상국에게 무역 혜택을 주자는 사상 최대의 국제경제회의가 개최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제1회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 회원국은 총 195개국이며, 지역적으로 다양한 국가들이 모여있기에 A그룹, B그룹, C그룹, D그룹, 기타로 나뉘어 그룹 내 의견을 조정한다. UNCTAD 그룹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아래 표와 같다.

    A그룹 아시아 및 아프리카 (주로 개도국) 기존 한국이 속한 그룹
    B그룹 선진국 변경된 한국이 속한 그룹
    C그룹 라틴아메리카  
    D그룹 공산국 (러시아와 동구권)  
    기타 아르메니아, 에스토니아, 카자흐스탄 등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는 원래 A그룹 (개도국)이었으나, B그룹(선진국)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에서 의견 일치로 우리나라를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결과이며,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57년 만에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첫 사례이자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 A그룹이다.


     

    명실상부 선진국, 대한민국

    UNCTAD 한국 선진국 지위 변경

     주제네바 한국 대표부 대사로 활동 중인 이태호 전 차관은 대한민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UNCTAD의 결정을 '역사적인 이정표'이며, UN 시스템 내에서 이제는 한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선진국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환영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사안에 대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유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합의에 의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라고 강조하며,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소득 이탈리아 추월 / 출처 - 세계은행 자료/ 그래픽디자인 : 박지영님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아도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는 완전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우리나라 경제 순위는 2018년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가, 1년 뒤인 2019년엔 12위로 밀려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2020년 다시 10위로 올라섰고, 1인당 국민 소득(GNI)도 32,860 달러로 처음으로 이탈리아(32,200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서 여섯 번째로 큰 무역을 하는 원조 공여국이다. 세계 어느 나라가 봐도 경제적으로 부자나라이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경된 최초의 나라임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깨에 뽕이 조금 들어가도 될 듯하다.


    한국의 선진국 그룹으로의 편입은 사실 안 좋은 것이다?

    선진국 지위 변경 단점 영향

     그러나 높은 지위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UN이 인정하는 공식적인 선진국 그룹에 들어선 만큼 우리나라가 UN에서 세계 경제 공여를 위해 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분명 늘어날 것이다. 또한 항간에 떠도는 얘기론 한국의 선진국 그룹 입성이 우리 국민들의 어깨에 큰 짐이 될 것이라 우려하며 비판하던데, 진짜 그럴까? 궁금해졌다.

     

     좋게 이야기하면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것이고, 안 좋게 이야기하면 선진국이라 낙인찍힌 걸까? 내년에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과 국제기관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무려 4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이번 선진국 편입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나 보건 분야, 인도적 지원 등 선진국으로써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2019년, 앞으로의 세계 무역기구 (WTO) 협상에서 그동안 관세혜택 때문에 놓지 못하던 농업분야의 개도국 지위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터라, 선진국 낙인 효과더 이상 한국은 개도국이라며 주장하지 못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UNCTAD의 한국 선진국 지위 변경과 관련하여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단 세계무역기구와 유엔무역개발회는 서로 관계가 없고, 실제로 우리 농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은 없다" 고 밝혔다. 또한,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미 개발도상국으로서의 받고 있는 혜택은 없으며 당장 선진국으로서 지원에 나서야 할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정리해보자면 선진국 지위 변경에 따라 당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앞으로의 선진국으로써 책임과 의무는 피해나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당하게 인정하자.

     더 이상 우린 개도국이라며 우겨될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당당하게 선진국이라 인정하는 게 어떨까? 우리 선조들부터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이다. 그에 대한 책임을 기분 좋게 인정하는 모습이 진짜 선진국 국민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부턴 경제력을 떠나 정치, 보건, 정치 그리고 시민의식까지 모두 인정받는 진정한 선진국으로써의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부터,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우리부터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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